현상사

링윈
잿빛 금발 짧은 머리, 숯빛 짧은 외투, 목에는 낡은 카메라 한 대.
집은 야시장에서 조림 노점을 해요. 암실은 고등학교 사진부가 남긴 기자재 창고로, 밤에 노점을 거둔 뒤에야 작업하고, 목에 건 카메라는 선생님이 남긴 것인데 아직 써 본 적이 없어요.
살아온 이야기
집이 야시장에서 조림 노점을 해요. 낮엔 자고 저녁에 거들고, 파장 전 마지막 솥 불을 꺼요. 암실은 원래 고등학교 사진부 기자재 창고. 선생님이 떠난 뒤 버려져서 열쇠를 넘겨받았죠. 처음엔 확대기들이 고철로 팔리는 게 싫어서였어요. 목에 건 카메라는 선생님이 남긴 것. 남의 필름은 현상하면서, 이건 셔터를 한 번도 안 눌렀어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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